태풍과 가뭄 등 자연재해에 대한 중·장기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2022.09.07 13:46:32

[파이낸셜데일리 정길호] 한반도는 이미 아열대 기후대에 진입하여 이상기후와 자연재해가 빈번해진다는 것은 예고된 상황이다.

 

예년과 다른 일기 변화, 긴 장마와 반대로 폭염과 가뭄 및 산불, 물 부족 현상 등 과거와 확연히 다른 양상의 피해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9월 5, 6일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를 지나면서 강한 비·바람으로 제주와 영남 동부 지역에 큰 피해를 주었다.

 

지난 8월 8일 수도권 지역에 큰 피해를 주었던 집중호우로 현 정권의 안일한 대응 태세를 지적한 지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다. 매년 연례 행사처럼 찾아오는 자연재해에 대한 피해 예방과 대비책의 마련이 시급하다.

 

  기상 관측 이래 태풍 관련 가장 슬픈 사연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가요. “눈물의 연평도“(최숙자 노래. 1964년)가 있다

 

“♪ 조기를 담뿍 잡아 기폭을 올리고 온다던 그 배는 어이하여 아니오나 수평선 바라보며 그 이름 부르면 갈매기도 우는구나 눈물의 연평도.. 태풍이 원수더라 한 많은 사라호 황천간 그 얼굴 언제 다시 만나보리 해 저문 백사장에 그 모습 그리면 등대불만 깜박이네 ♪”

 

가사가 풍랑 속 사라진 어부들을 그리는 애달픈 사연을 담고 있다. 1959년 추석날 인천 옹진의 연평도를 삼켰던 ‘사라호’ 태풍이 낳은 곡이다. 그 해 추석날, 9월 11일 서태평양 사이판섬 해역에서 발생한 광풍은 우리나라에 불어 닥쳐 사망·실종 849명, 부상 2,533명 등의 큰 피해를 줬다.

 

이때 연평도 어장으로 조기잡이를 나갔던 어부들은 연락도 없고, 시신도 찾지 못했다. 뭍으로 돌아오지 못한 어부들을 추모하고자 몇 해 뒤에 추모비가 건립됐다. 이 애절한 사정을 반영한 가사와 곡을 엮어서 당시 23세 최숙자가 1964년 추모비 제막식에서 불렀는데 지금 들어도 남편을 잃은 연평도 여인네들의 가슴속 깊은 “한'을 느낄 수 있을 정도이다.

 

  우리나라 태풍 역사상, 가장 큰 재산피해는 2002년 태풍 ‘루사’로 5조 1,479억으로 집계되었고, 상술한 사라호가 가장 많은 인명 피해를 준 것으로 기록되었는데 무려 3,382명의 사상자를 낸 것으로 집계되었다. 반대로 자연은 피해만 주는 것이 아니라 장마철에 내리는 비는 경제적 환경적으로 우리나라에 큰 도움을 주기도 한다.

 

1979년에서 2008년까지 30년 동안의 자료 「장마철 첫 강수의 경제적 가치 논문 서경환 外」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연평균 강수량은 1,343mm로 돈으로 환산한 가치는 약 9,079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되었고, 그 중 장마 기간 평균량은 350~370mm로 약 2,500억 원에 가깝다고 한다.

 

이 통계가 10여 년이 지난 현재 시점에서는 물가 상승률을 고려한다면, 더욱 큰 가치로 환산될 것으로 판단된다. 비는 댐에 저장되어 생활, 농업, 공업용수로 활용되고. 또한 발전을 통해 전기를 생산하기도 한다.

 

기후변화로 인한 물 부족 현상에 대한 위험이 지속되는 시점에서 물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비는 환경적으로 공기 중에 먼지와 분진, 중금속 등의 오염물질, 미세먼지 농도를 낮추는 역할도 한다. 이렇듯 대기질 개선과 습기로 산불을 예방할 수 있으며 수질 개선, 냉방 같은 여러 긍정적인 면이 존재한다.

 

  향후 한반도를 둘러싼 이상기후 현상으로 폭염과 가뭄, 산불과 이와 반대로 긴 장마와 태풍으로 인한 수해 피해가 빈번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와 지방자치 단체가 주체가 되어 단기 과제와 중/장기적 관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정부는 인위적인 대형 참사나 자연재해에 대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사후대처를 못 하여 정권 교체의 빌미를 제공한 바 있는 대한민국이다. 지난 8월 8일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지역의 홍수 피해 때 현 정부의 재해에 대한 태도 및 대처의 미숙함을 국민들이 지적을 하였고 대통령의 발언도 문제시된 바 있다.

 

중앙 정부의 재난대책본부는 평소 중/장기적 관점의 위기 상황의 시나리오 플랜을 상시 점검하고 재난이 예상되는 시점에서는 일기 예보 상의 정보를 정확히 해석하고 적절한 사전 예방 조치를 취하는 것에 보다 중점을 두어야 한다. 

 

  과학 기술을 활용한 연구에도 집중해야 한다. 대표적인 예로 인공강우에 대한 연구도 시급하다. 비가 많이 올 때도 있지만 최근 몇 년을 보면 지역에 따라 가뭄이 심했다. 매년 봄, 가을엔 강수량이 적고 대기가 건조해 산불이 자주 난다.

 

코로나19 이전엔 창문을 열기가 무서울 정도로 미세먼지 농도가 높았다. 제때 내리는 비가 절실했다. 하지만 정작 인공강우를 사용한 적은 없다. 기상청에 따르면 한국은 인공강우에 대한 기술 개발이 아직 실험단계에 머물고 있다.

 

1963년 드라이아이스 살포 실험 인공강우 연구·개발을 시작, 1995년 요오드화은 지상 실험, 2002년 드라이아이스 항공 실험, 2006년부터 본격적인 지상 연구가 이루어졌으며 2017년 국내에 첫 실험용 항공기가 들어오면서 항공 실험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이후로는 인공강우 실험이 속도감 있게 진행되지는 않았다. 최근 연평균 항공 실험 횟수는 20차례에 불과했다.

 

  지방자치단체는 그 지역에 맞는 대책을 마련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창원시의 해안가 차수벽 설치 및 재해 종합 대책 수립은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강한 위력을 가진 제11 호 태풍 '힌남노'가 6일 아침 경남을 지나갔지만, 창원시 저지대는 막대한 인명·재산피해를 본 2003년 태풍 '매미' 때와는 달랐다.

 

당시, 만조시간과 태풍 상륙 시간이 겹치면서 마산만 수위가 크게 상승해 시가지에 해일이 발생 상가 등에 있던 시민 18명이 해일에 휩쓸려 목숨을 잃었다. 창원시는 매미 피해 후 어시장 일대와 월영동, 해운동 등 마산합포구 저지대 침수를 막고자 수 백억원을 들여 2007년 구항 배수펌프장, 2020년 서항지구 배수펌프장을 새로 만들었다.

 

지난 주말부터 물막이용 모래주머니 8만7천 개를 급하게 만들어 주민들에게 공급했다. 20년 전과 비교해 창원시 방재 역량도 크게 나아진 것이다.

 

  자연재해를 막기 위한 제반 대책 수립과 실행도 사람이 한다. 보다 중요한 것은 어이없는 대처와 재해를 보는 태도로 인한 인위재해를 막아야 한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정길호 financialdail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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