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3고시대' 소비자와 소비자 단체의 역할

2022.07.20 09:49:42

[파이낸셜데일리 정길호] '신3고시대'가 진행 중이다. 물가는 계속 오르고 있고 금리 역시 큰 폭으로 상승 중이며 환율은 유학간 자녀들에게 환전하여 송금하기가 무섭다는 표현을 할 정도이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서는 과거 여러 차례 겪었던 경제 위기가 다시 오지 않을까 걱정이다.

 

지난 6월 소비자물가는 6.0%로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1월 6.8% 이후 23년 7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공급망 차질 등으로 석유류, 공업제품 가격의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고 개인 서비스도 상승률이 5.8%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여기에 채소 등 농축산물 가격 오름세도 확대되면서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 이 같은 물가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연중 물가상승률이 7%대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상황에 정부도 몇 가지 조치를 내놓고 있다. 지난 5월부터 발표한 물가 안정 관련 대책만 벌써 3차례다. 

 

5월엔 민생안정 대책인 수입품 할당관세와 부가가치세 면제 조치 등을 발표했고 6월에는 유류세 추가 인하를 골자로 한 물가 안정 대책을 내놓았다. 이달 들어서도 취약층 생계 지원안, 밥상 물가 안정 대책, 취약층 복지지원 등 고물가 부담 경감을 위한 민생안정 방안을 내놓았다. 

 

매달 발표했던 대책엔 물가 잡기와 함께 서민의 고통을 덜어주는 내용이었지만 물가의 정점은 아직 오지 않은 것으로 보여 근본적 처방이라고 볼 수 없는 지경이다.

 

  금리 인상으로 인한 서민들의 고통은 이미 예고된 바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7월 13일 기준금리를 비교적 큰 폭이라는 용어처럼 '빅스텝'을 밟아 0.5% 포인트 인상한 데 이어 앞으로도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가파른 금리 인상이 극심한 경기침체를 초래할 수 있고 가계부채는 2,000조 원에 육박하고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갚는 한계 기업을 파국으로 몰고 갈 수 있다는 점이다. 급격한 금리 인상이 국내 성장률 저하와 가계·기업부채 부실화로 이어져 금융시장의 불안정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환율 상승세도 가파르다. 수출 기업에겐 원가 경쟁력에서 유리한 점도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입 가격 상승, 무역적자, 환율 상승의 고리를 형성하여 악순환의 고리가 될 수 있고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의 자금이 빠져나가 개미 투자자들이 대처를 못 하여 큰 손실을 보게 한다.

 

  위기 상황에서 대한민국의 소비자들이 위대했다는 것이 역사적 기록에도 있는 것처럼 우리 스스로의 전통과 자부심이기도 하지만. 외국인들의 시각으로도 객관화된 사실이다. 전쟁이나 천재지변 상황에서도 사재기를 안 하는 유일한 국가, 한국의 소비자들은 어려운 시기에 오히려 물자 절약, “금 모으기 캠페인” 등에 전 국민이 참여했던 것이다.

 

지금부터 115년 전 국채보상운동 등의 역사적 사건 등의 맥을 있는 것으로 당시에 일본이 대한제국을 경제적으로 예속시키고자 제공한 차관 1,300만 원을 국민들이 갚고자 한 운동이었다. 후손들은 국채보상운동 기록물(Archives of the National Debt Redemption Movement)을 2017년도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시켰다.

 

  우리나라는 자원 빈국이며 식량 자급도가 낮은 나라로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일명 “3고” 상태로 어려운 환경에 직면해 있다. 소비자(단체)들은 중앙정부나 지방 정부와는 별도로 경제 위기 시대에 고통을 분담하고 올바른 방향의 소비자 운동을 전개해야 할 시점이다.

 

경제를 위축시키지 않으면서 현명하고 가치 있는 소비 활동을 전개하여야 한다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소비자들 스스로는 수입해야 하는 자원들은 절약하고 좋은 소비는 확대 전파시켜야 한다.

 

  우선, 대중교통 수단을 활용해야 한다. 자기 차로 출퇴근하는 경우, 원유 100% 수입국인 우리로서는 소비자들이 실천하는 만큼 절약의 효과로 원유 수입량을 줄일 수 있다. 끝을 모르고 오르는 기름값에 자기 차를 두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뚜벅이’를 자처하는 직장인들에게 찬사를 보내고자 한다.

 

전기 에너지 전략 차원에서 에어컨 사용의 적절성의 기준을 제시하여 외기 온도와 실내 온도 간의 적정한 간격을 유지토록 해야 한다. 가정이나 영업장에서 창문을 열어 놓고 에어컨을 사용하는 경우, 행정 지도까지를 고려한 지방자치단체의 지도 활동도 독려해야 한다.

 

  쌀 소비 촉진으로 밀가루를 대체할 수 있는 식품을 많이 개발했으면 한다. 좋은 사례로 지난 15일 청주에서 농협 시지부, 단체 등이 우리 쌀 소비 촉진 캠페인을 실시 출근길 시민들에게 우리 쌀로 만든 과자를 나눠주며 우리 쌀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인스턴트식품 자제와 우리 쌀 소비를 권장했다.

 

최근 인도의 밀 수출 금지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밀 수입 제한 등의 영향으로 세계 곡물(밀가루) 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대체재인 우리 쌀의 소비를 촉진해 쌀 재배 농가의 시름을 덜어주고자 하는 목적으로 시작했다.

 

  경제 위기 상황에서는 소비자 단체의 역할이 중요하다. 소비자 운동의 주체인 동시에 소비자 실천을 같이하고 “소비자 알권리” 차원의 정보 제공, 소비자 교육 등을 지속 전개해야 할 사명과 역할이 부여되어 있다.

 

소비자 단체는 소비자들에게 건전하고 합리적인 소비 생활을 위해 사재기 등 자신만을 위한 이기적인 소비를 자제시키고 부당한 기업에 대해서는 불매 운동 캠페인을 전개해서라도 소비자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전문성을 확보하여 통계적, 객관적으로 현황을 분석하고 예측할 수 있는 역량을 통해 소비자 권리 보호 차원의 상담, 피해 보상 등 효과적인 활동도 해야 한다. 공정성에 바탕을 둔 ‘가치소비’를 강조하여 현대를 사는 우리가 지구 환경과 미래를 생각하는 지구인들의 사명과 역할을 실천하게 해야 하는 것도 시대적 사명으로 여겨야 한다. 

 

당면한 경제 위기 상황 타개를 위한 소비자와 소비자 단체의 역할을 기대한다.

정길호 financialdail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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