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진단] 주가 부양 신호탄?...상장사 줄줄이 자사주 취득, 대규모 투자도

2022.05.31 08:58:31

LG 5천억원 규모 취득…삼성전자 임원들 이달에만 자사주 42억원어치 사들여
5대 그룹+포스코·한화·GS·현대중공업 등 향후 투자총액 1천84조6천억 추산

 

[파이낸셜데일리 박목식 기자] 국내 증시의 부진한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LG가 총 5천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하는가 하면 삼성전자 임원들이 줄줄이 자사주 취득에 나서는 등 상장사들이 잇따라 주가 방어에 나서면서 부양책의 신호탄이 될지 증권가의 관심이 쏠린다. 

31일 증권가와 재계 등에 따르면 ㈜LG는 이달 27일 이사회를 열고 오는 2024년 말까지 총 5천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자사주 매입은 회사가 발행한 주식을 자기자본으로 매입해 확보하는 것을 말하는데, 회사가 사들인 주식 물량만큼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 수가 줄어들어 주식 가치가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난다.

LG는 앞서 2020년 초 지주회사로서의 특성을 반영해 '배당금 수익을 한도로 해서 별도 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일회성 비경상 이익 제외)의 50%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한다'는 배당정책을 발표한바 있는데 LG는 이번에 '배당금 수익을 한도로'라는 제한을 없애기로 했다.

이는 일시적으로 자회사의 이익 변동이 발생하더라도 배당 재원의 안정성과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LG 측의 설명인데, 증권가도 이번 LG의 자사주 매입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매입 후 소각 등 세부 계획은 아직 검토된 바 없으나 단기 내 매각이나 지분 교환이 없다고 밝힌 점은 긍정적"이라며 "자회사 지분 매각 등으로 발생하는 투자 이익에 대한 주주 환원을 강화한 만큼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 등도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도 잇따라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다. 셀트리온은 앞서 이달 18일 주가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50만주를 매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금액 기준으로는 약 712억5천만원 규모다.

셀트리온의 자사주 취득은 8월 18일까지 장내 매수를 통해 진행된다. 셀트리온의 이번 자사주 매입 결정은 올해 들어 세 번째다. 이번 추가 자사주 매입으로 셀트리온이 올해 매입을 결정한 자사주는 총 155만5천883주, 약 2천500억원어치가 됐다.

앞서 직원의 2천억원대 횡령 사건으로 주식 거래가 정지됐던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달 27일 거래 재개 결정을 받자 긴급 이사회를 열어 3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회사뿐 아니라 경영진과 임원을 대동해 주가 방어에 나서는 기업들도 있다. 우선 삼성전자 임원들이 삼성전자 주식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들어 30일까지 삼성전자 보통주 또는 우선주를 장내 매수한 삼성전자 임원은 모두 28명이다. 이들이 사들인 자사주는 보통주와 우선주를 포함해 총 6억3천882주로 금액으로는 42억5천여만원에 달한다.

이달 들어 자사주를 가장 많이 사들인 임원은 오종훈 부사장이다. 그는 이달 11일 삼성전자 보통주 5천140주를 주당 6만8천100원에 장내 매수했다. 오 부사장이 사들이 자사주는 총 3억5천3만4천원 규모다.

김홍경 부사장은 이달 12일 삼성전자 보통주 5천주를 장내매수했다. 취득단가는 주당 6만7천400원으로 총 3억3천700만원어치를 사들였다.

 

김연성 부사장도 이달 23일 보통주 4천500주를 주당 6만7천500원에 장내 매수했다. 회사 경영 상황을 잘 아는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은 주가 방어와 책임 경영에 대한 의지를 시장에 보여주는 의미가 있다.

금융권에서도 자사주 매입이 잇따르는데, DGB대구은행은 임성훈 은행장이 최근 DGB금융지주 보통주 6천500주를 장내 매수했다고 이달 20일 밝혔다. 취임 후 책임경영 차원에서 5천주를 매입한 데 이은 것으로, 임 은행장의 보유 주식은 1만7천주로 늘었다.

우리금융그룹은 손태승 회장이 자사주 5천주를 매입해 총 11만3천127주의 우리금융지주 주식을 보유하게 됐다고 지난 23일 공지했다.

현재 삼성전자 등 주력 기업들의 주가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대기업들이 1천조원이 넘는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한 것도 한편으로는 주가 부양을 위한 목적도 있다는 게 증권가의 공통된 해석이다.

 

재계에 따르면 삼성과 SK, 현대자동차, LG, 롯데 등 5대 그룹은 물론 포스코, 한화, GS, 현대중공업그룹, 신세계, 두산, CJ, 코오롱이 발표한 향후 3∼5년 투자액은 총 1천84조6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박목식 기자 financialdail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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