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조선업 근로자 82.4% "주52시간제 시행으로 임금 감소"

2021.09.29 14:14:02

중기중앙회 '주52시간제 전면시행 개선방안' 세미나
숙련인력 유출 등 부작용 속출…제도적 보완 시급

 

[파이낸셜데일리 강철규 기자]  주52시간제의 도입 확대로 중소조선업 등 뿌리 산업에서 인력 운영에 애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 현장의 실정에 맞는 법·제도 보완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신노동연구회,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와 함께 29일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주52시간제 전면시행, 중소기업에서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주52시간제가 올해부터 중소기업에도 본격 시행됨에 따라 조선업과 뿌리기업 중심으로 관련 현장 실태와 문제점을 진단하고 제도적 보완책을 찾기 위해 마련됐다. 세미나는 중기중앙회 유튜브 채널에서도 생중계 됐다.

주보원 중기중앙회 노동인력위원장은 "뿌리기업과 조선업을 비롯한 중소제조업체들은 인력난과 불규칙적 주문 등으로 추가 채용과 유연근무제를 통한 대응이 어려워 제도적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병철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부회장은 "법·제도와 산업 현장 간 괴리를 줄일 수 있도록 일률적으로 적용하기보다 산업의 실정에 맞게 유연하게 법제도를 보완하여 제조 중소기업에 주52시간제가 안착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의 발제자로는 ▲이정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신노동연구회 대표) ▲황경진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 ▲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손승범 장원특수산업 부장이 나섰다.

이 교수는 주52시간제 시행으로 중소 조선·뿌리업체 근로자 임금이 30~40% 넘게 감소했다는 점을 들며 "숙련공들이 이탈해 인력난은 심화되는 등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현장 부작용 최소화를 위해서 탄력근로제 재정비, 특별연장근로제 확대, 월·연 단위 연장근로 허용 등의 제도 개선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황 연구위원은 조선산업 사내협력사 103개사를 대상으로 주52시간제 관련 애로 및 개선사항에 대해 설문을 진행한 결과, 근로자의 82.4%가 주52시간제로 임금이 감소했고, 이로 인해 타 산업으로의 인력유출이 심화되는 것이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조사됐다고 전했다.

그는 "2014년 이후 조선업 종사자가 감소세를 보이는 등 이미 극심한 조선업계 인력난이 주52시간제로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세 번째 발제자로 나선 손 부장은 "다양한 근로환경과 업종 특성을 고려해 더 일하고 싶은 사업장에서는 더 일할 수 있도록 하는 합리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네 번째 발제자로 나선 권 교수는 "디지털화에 따라 장소나 근로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노무제공 형태가 늘어날 것이므로, 실 근로시간과 소정 근로시간의 차이를 계좌에 적립하고 차후에 활용하는 독일의 근로시간계좌제와 같은 유연한 제도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인력 충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뿌리산업 중소기업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도록 특별연장근로시간제도의 재정비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제 이후에는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교수 ▲이태희 중기중앙회 스마트일자리본부장 ▲홍종선 한국경영자총협회 근로기준정책팀장 ▲정석주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상무가 참석한 가운데 지정토론이 이뤄졌다.

허 교수는 "정부가 과도하게 근로시간 규제에 개입해 기업의 자율성을 저해하는 것은 근로자 보호라는 순기능보다 일자리를 줄이는 역기능이 더 크다"고 강조했다.

이 본부장은 "제조업 강국인 독일, 일본 모두 연장근로를 1주로 제한두지 않고 일정 범위 내에서 노사가 자유롭게 활용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최소한 월 단위로 연장근로의 사용한도를 정해놓고 노사가 합의해 활용할 수 있도록 유연화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팀장은 "산업환경 변화와 코로나19 충격 등에 대한 기업들의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근로시간 제도의 유연성 확보가 필수적"이라며 "현행 유연근무제도는 대상업무의 제한, 근로자 대표와의 서면합의와 같은 까다로운 도입절차 등의 제약으로 많은 기업에서 적용이 쉽지 않아, 하루 빨리 개선해 활용도를 제고해야 한다"고 했다.

조선업 현장을 대표해 참석한 정석주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상무는 "조선산업은 대표적인 수주산업이며, 야외공사가 70% 이상으로 작업량 변동이 심하고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 자주 발생해 탄력근로제 같은 유연근무제 요건을 준수하기 쉽지 않고, 특별연장근로 역시 까다로운 절차와 짧은 인가기간으로 활용에 어려움이 크다"고 호소했다.

이어 "최근 수주 증가로 2022년 이후 생산물량의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중소 조선업체들이 근로시간을 좀 더 유연하게 활용해 경영이 개선될 수 있도록 특별연장근로 인가제 사유 신설과 활용기간 확대 등 조선 산업의 특성을 고려한 지원 대책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강철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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