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헝다 디폴트', 국내 증시 영향 제한적...환율 불안 요인"

2021.09.23 14:25:26

개별 이슈라 판단…"제2의 리먼 사태 아냐"
환율에는 영향…일시적 '수급 악재' 관측

 

[파이낸셜데일리 송지수 기자]  헝다 디폴트가 글로벌 증시를 한차례 강타했으나 국내 증시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란 증권가의 분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리먼 사태 같은 후폭풍은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환율에는 영향을 줘 일시적인 수급 악재가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휴간 글로벌 증시의 가장 큰 이슈는 '헝다 디폴트'였다.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인 헝다그룹이 파산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지난 20일 홍콩 항셍지수 급락과 함께 S&P500 지수, 닛케이지수 등이 한때 2% 내외로 하락하기도 했다.

파산설은 헝다그룹이 이날 도래하는 이자를 낼 돈이 없다는 보도에서 이어졌다. 헝다는 이날 8353만달러의 이자를 지급해야 하며 자회사 텐허의 이자까지 포함하면 약 1억1900만달러의 이자를 내야 한다. 또 오는 29일에는 4500만달러의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추정되는 올해 이자액은 약 7억달러 수준이다.

또 내년부터 77억달러 규모의 채권 만기가 돌아와 이를 갚야아 한다. 내후년에는 108억달러, 2024년에는 34억달러, 2025년 61억달러, 2025년 13억달러 등의 만기가 도래해 파산이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

문제는 헝다의 파산이 전체 금융시스템의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으로 이어진 것이다. 업계 추정에 따르면 헝다가 발행해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달러화 표시 회사채 규모는 중국 하이일드 달러채권의 16% 안팎이다.

즉, 아시아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하이일드 회사채를 발행한 곳이 파산은 금융기관들의 다른 대출 회수로 이어지고 자금 경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조성됐다. 또 자금경색으로 다른 기업들마자 디폴트 위기가 발생하면 리먼 사태와 같은 금융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감도 커졌다.

하지만 헝다그룹이 23일 만기도래하는 일부 이자를 지급하겠다고 밝히면서 사태는 다소 진정됐다. 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헝다그룹 사태가 미국으로 전이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것도 시장 안정에 도움을 줬다.

국내 증권가는 헝다그룹이 디폴트에 대해 개별 이슈로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란 판단이다. 중국 정부의 공동부유 정책이 펼쳐지고 있어 무질서한 디폴트, 시스템 리스크로의 확산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경제정책 대전환이라고 볼 수 있는 '공동부유 ' 측면에서 헝다그룹의 디폴트 사태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며 "경제적 측면의 순작용에도 불구하고 빅테크, 플랫폼 기업 규제 강화와 부동산 개발업체에 대한 강력한 규제정책을 단행한 데에는 빈부격차, 사회적 불만 확대라는 부작용을 완화, 해소하려는 중국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 정부가 헝다그룹의 디폴트를 용인한다는 것은 향후 변수에 대해 통제가 가능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며 "헝다그룹 디폴트가 무질서한 디폴트로 어지며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의 위기로 전이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최설화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헝다가 설사 파산한다고 해도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중국의 상업은행 자산총액은 약 45조달러, 부채는 35조달러, 대출잔액은 29조달러인데, 헝다그룹의 3000억달러 부채는 전체 상업은행 대출 잔고의 1%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부동산업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디레버리징 의지로 향후 중국 실물경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냉각될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며 "중국 GDP에서 부동산투자 비중이 13.8%를 차지하고, 전체 소비에서 부동산 관련 소비 비중이 9.5%를 차지할 만큼 부동산에 대한 중국 경제 의존도가 높다"고 강조했다.

다만 단기적으로 수급불안이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헝다 디폴트 리스크로 신흥국 환율에 대한 약세 압력이 더 강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원달러 환율은 1185원까지 올라갔다.

이경민 연구원은 "원화 약세 압력 확대와 위험자산 선호심리 후퇴는 단기 수급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코스피가 3110선 지지력 테스트 또는 일시적인 하향 이탈 가능성을 감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송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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